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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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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74회 작성일 18-01-1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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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박 연 철

 

인사드립니다.  본 재단의 이사장으로 봉사하기 위하여 새로 선임된 박 연 철입니다.

 

십여년 전 권정생 님이 정호경 신부님, 최완택 목사님 과 함께, 저를 세 사람의 유언집행자 중 한 사람으로 지명하셨습니다. 저는 그 분이 왜 저를 부르셨는지 지금도 그 깊은 속뜻을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유언집행자의 초기의 업무는, 유언장을 검인받고, 그 분이 일가친족들에게 전해 달라고 말씀하신 금액들을 찾아 지급하고, 그 분의 뜻을 계속 실현할 수 있도록 생전의 재산과 사후(死後)에 취득할 재산을 관리하는 방책을 강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설립되기까지 1년 반 남짓 경과되었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입니다. 중앙행정각부(中央行政各部) 보다는 지방자치단체인 경상북도를 주무부서로 하여 성사가 되었습니다.

 

이 재단의 설립자가 누구인가에 대하여 근래에 논란이 있었던가 봅니다. 어떤 분들이 사후에 설립된 것이니 권정생 님이 설립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였던가 봅니다. 이 재단은, <권정생>님의 유언의 취지를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하여 <권정생> 님이 남기신 재산 전부를 출연(기부)하여 설립되었으므로, 설립목적과 구성재산으로 볼 때에, 법률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 <권정생> 님이 유일한 설립자이십니다.

 

저는  1,2,3기 동안 ( 2009 1- 2018 1초대 이사장으로서 재임하신 최완택 목사님의 뒤를 이어 이사장이 되었습니다. 최목사님은 앞으로도 계속 재단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도록 명예이사장님으로 추대하였습니다.

 

저는  정말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만, <권정생> 님의 저서와 삶과 생각과 말씀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많은 독자들과 그 분의 삶과 문학을 깊이 연구하는 분들, 음으로 양으로 그 분을 지켜 주는 문학계, 출판업계 및 그 분의 행적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정부기관들, 그리고 한결같이 헌신적인 재단의 모든 임직원들과 함께, 이 재단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배전의 힘을 다 하겠습니다.

 

본 재단은, <권정생> 님의 이름으로, 그 분의 인격을 승계하고, 그 분의 정체성(正體性), 자율성(自律性), 무상(無償)의 헌신성(獻身性)을 널리 전파하도록 힘쓸 것입니다.

그 분이 자신을 발견하고 결정한 어느 순간을 기록한 어떤 부분에서는 전율을 느끼기도 합니다. “ 나는.. 여태까지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과연 그렇다. 나는 부자의 문간에 앉아서 얻어 먹는 거지이다. 분수를 지킬 줄 모르면 그 이상 불행할 수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처지에 알맞게 행동하며 지나친 욕심을 버린다면 타인에게 끼치는 해가 훨씬 더 줄어 들 것이다. 나는 그때부터 나사로와 나와의 입장을 함께 하며 거기서 벗어나지 않기로 했다. ......, 그는 하늘나라를 볼 줄 알았다. 그래, 그것만이면 족한 것이다.... ” ( “오물덩이처럼 딩굴면서에서 옮김)

 

이와 같은 낮고 또 낮은 마음을 가지고 사시면서, 어느 시기부터는, 그 분은 적어도 절대적인 가난은 벗어 나셨고 자신의 생활과 건강회복을 위하여 재물을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계속하여 가난한 삶을 선택하고 유지하셨습니다. 가난하고 배고프고 병약한 이들과 함께 하는 정신과 삶으로 승화시킨 것입니다. 돌아가신 이후에 대하여는, 일부재산으로 일가친족들에게 인간적인 연민의 정을 나타내신 이외에는, 다른 모든 재산을, 소외된 지역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하여 사용해 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우리들은 그 분의 삶이, 그 분의 작품과 말씀에 일치하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성육신(成肉身)하신 큰 바위 얼굴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무술년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과 가족 모든 분들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올해도 <권정생> 님의 이름으로 함께 만나 교제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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