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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목사의 소소한 이야기

나에게 외손녀 제인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요 은총이고 신비입니다. 이제 만 세살을 지난 제인이와 만나고 함께 노는 일상 생활의 소소한 것들을 글로 적어두면 제인이가 큰 다음에도 사진을 남기는 것보다 휠씬 제인이에게나 나에게 실감이 날 것 같아 섭니다.

이 글을 읽고 혹 나도 그래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 지체 없이 자녀와 손주와 함께 지내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직접 써 보시기를 바랍니다. 자녀와 자손에게 남기는 가장 멋진 유산이 될 겁니다.

소소한 이야기들 ㅡ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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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목사 댓글 0건 조회 53회 작성일 24-01-13 10:05

본문

 ㅡ 나 제인이 아니야! ㅡ

 

    어제 낮에 내린 눈이 제법 쌓였습니다. 저녁에 할미가 제인이에게 영상통화를 요청했을 때 제인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아파트 놀이터에서 눈 싸움도 하며 재미있게 놀고 있었습니다. 제인 엄마가 자꾸 뛰어가려는 제인이를 붙잡아서 할미하고 통화를 하게 합니다.

 

    ''제인아, 우리 제인이 뭐해?''

    ''할미, 나 제인이 아니야.''

    ''그럼 누구야?''

    ''나는 싯크릿 쥬쥬 핑크 공주야.''

    ''아닌데. 우리 제인이가 맞는데.''

    ''할미, 나 싯크릿 쥬쥬 핑크 공주로 변신했어.''

    ''그래~? 그럼 우리 싯크릿 쥬쥬 핑크 공주님 엄마랑 아빠랑 재미있게 놀고 자기 전에 다시 통화하자.''

 

    제인이는 할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눈밭을 뛰어 저만큼 내달립니다.

   지난 여름부터 굳이 원피스를 입고, 분홍색 치마를 입겠다는 제인이는 자기가 공주님이라고 주장을 하더니 급기야 싯크릿 쥬쥬 핑크 공주로 변신을 합니다. ^^

    외동이에게 변신을 해 보는 것은 좋은 길이요 좋은 생각입니다. 할미 생일도 내 생일, 합빠 생일도 내 생일이라고 주장하며 생일 케익을 장악하고 다시 축하 노래를 부르며  몇번이고 촛불을 후~, 불어 끄며 즐거워 하는 제인이, 그렇게 내 것이 다인 자기 정체성에 벌써 제인이는 또 하나 마음의 방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마음의 방으로 인해서 서로인 '너'와 공감하고 '너'를 인식하는 능력을 갖게 되는 때가 된 것입니다. 

    오직 '나'라는 자기 정체성도 네살이 되면 벌써 하나가 아니라 분화되어 둘이 되고 다시 하나인 '서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이런 어린 시절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듯 이미 자신이 '나와 너와 그' 인 셋이 하나된 '서로'인 것을 잊고 살 뿐입니다.

    나에게 손자, 손녀는 하나님께서 잊혀진 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다시 알아 보게 하는 신비한 은총이요 가슴 설레는 선물입니다. 손자와 손녀는 내 육체와 정신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알아보게 하고, 지금 내 마음 속 가득 알아주게 하는 하나님의 확실한 선물입니다. 

   그렇게 자세히 살펴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와 너'로, '나와 그'로 나뉘어 그 사이에서 서로 소통하며 살아가고 성장하는 것이니 제인이가 강하게 말하는 '나는 아가 아니야' 라는 부정도, '나는 싯크릿 쥬쥬 핑크 공주야'라는 긍정도 다 제인이의 마음이 폭풍 성장하는 멋진 과정일 뿐입니다. 

 

    ''나 제인이 아니야. 나는 싯크릿 쥬쥬 핑크 공주야.''

 

    제인이의 외침은 내 마음 속에 이런 울림이 되어 다시 새겨집니다. 

 

    ''나 아기 예수 아니야. 이제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야.''

    ''나 영동이 아니야. 이제 나는 하나님의 상속자야.''

 

    '나 제인이 아니야!' 라는 네살 난 외손녀의 자기 부정에 나는 '나'를 잠시 벗어 버리고 또 다른 사명의 나를 다시 보게 됩니다. 이거야 말로 늙어가는 노년의 삶에 넘치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총이요 선물이라 생각됩니다. 참, 참, 참, 감사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211229 심심 김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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