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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목사의 소소한 이야기

나에게 외손녀 제인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요 은총이고 신비입니다. 이제 만 세살을 지난 제인이와 만나고 함께 노는 일상 생활의 소소한 것들을 글로 적어두면 제인이가 큰 다음에도 사진을 남기는 것보다 휠씬 제인이에게나 나에게 실감이 날 것 같아 섭니다.

이 글을 읽고 혹 나도 그래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 지체 없이 자녀와 손주와 함께 지내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직접 써 보시기를 바랍니다. 자녀와 자손에게 남기는 가장 멋진 유산이 될 겁니다.

소소한 이야기들 ㅡ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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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목사 댓글 0건 조회 68회 작성일 24-01-12 10:18

본문

  ㅡ 나 아기 아니야! ㅡ

 

    제인이가 세살 생일이 지난 다음 날부터 기다렸다는 듯 남발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아니야', '싫어', '안돼!' 입니다. 갑자기 돌변한듯 매사에 아니야를 외치는 제인이 때문에 깜짝 놀란 제인이 엄마가 우리에게 전화를 다 했습니다.

    나 때는 고운 다섯살, 미운 일곱살이었는데, 요즘은 고운 두 살, 미운 네 살, 죽이고 싶은 일곱 살이라네요. 영양 과다, 잘 먹어서 그런지 모든 것이 빨라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싫어', '아니야'를 외치며  자아가 형성되는 첫 사춘기를 맞은 제인를 대하는 제인이 엄마와 아빠의 태도가 우리 때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우리 때에는 말을 안 듣는 자녀는 바르게 훈육할 대상으로 생각해서 더욱 엄격하고 세차게 몰아 세웠는데 뜻밖에도 제인이 엄마와 아빠가 꺼낸 말은 전혀 달랐습니다. 

    그 말은 '아빠가 도와 줄까?' '엄마가 도와 줄께!' 였습니다. 아하, 그래 그래. 서로 함께 하고, 협력하는 참 지혜로운 말이고, 그런 말은 자아가 형성되는 자녀를 돕고 대하는 성숙한 태도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 주말에 집에 놀러 온 제인이가 반갑게 할미 품안에 뛰어 들었습니다.

 

    ''아고~, 우리 예쁜 아가 왔구나!''

    ''할미, 나 아가 아니야 나 제인이야!''

 

    정색을 하며 말하는 제인이에게 할미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래, 그래 제인이지. 그래도 제인이는 할미 예쁜 아가야.''

    ''아닌데, 아가 아냐 나는 제인이야!''

 

   단호하고 확신에 찬 제인이가 돌아간 그날 저녁, 아내는 식탁에서 긴 한숨을 쉬며 짧아진 세월을 아쉬워 하였습니다.  

 

   ''사랑스럽고 예쁜 아기인데 벌써 아기가 아니라니 말도 안돼. 둘째가 태어날 것도 아니고 아들이 장가갈 기척도 없으니 나는 그냥 아기라고 할래. 제인이는 곱고 예쁜 내 아가라고 할거야!''

 

    아내는 힘 주어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제인이가 오면 더욱 큰 소리로 말합니다.

 

   ''아고~ 할미 예쁜 아가가 왔구나!''

 

    제인이는 할미 품에서 나와서 삼촌 방을 향하며 풀 죽어 한마디 합니다.

 

    ''나 제인인데~''

 

(211226 心心 김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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