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김목사의 소소한 이야기

나에게 외손녀 제인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요 은총이고 신비입니다. 이제 만 세살을 지난 제인이와 만나고 함께 노는 일상 생활의 소소한 것들을 글로 적어두면 제인이가 큰 다음에도 사진을 남기는 것보다 휠씬 제인이에게나 나에게 실감이 날 것 같아 섭니다.

이 글을 읽고 혹 나도 그래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 지체 없이 자녀와 손주와 함께 지내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직접 써 보시기를 바랍니다. 자녀와 자손에게 남기는 가장 멋진 유산이 될 겁니다.

소소한 이야기들 ㅡ 16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목사 댓글 0건 조회 46회 작성일 24-02-06 11:09

본문

    못 온다던 제인이가 오는 날은 특별 상여금을 받은 것보다 기분이 더 좋습니다.  오늘이 그런 날입니다. 제인이가 온다는 전화를 할미가 받으면 자동으로 내가 벌떡 일어나 진공 청소기로 쓸고, 물 걸레로 온 집안을 닦습니다. 거실 소파도 말끔하게 닦습니다.


    오늘은 제인이 엄마와 아빠가 제인이를 우리에게 맡기고 시내에 볼 일이 있어서 다녀 오기로 했답니다. 으아, 대박! 제인이와 함께 삼촌과 할미와 합빠가 오붓하게 점심도 먹고 행복이 꽉찬 하루가 되었습다.


    제인이는 잘 다녀 오겠다는 엄마에게 뒤도 안돌아 보고 잘 갔다 오라며 안방으로 들어가 불을 켭니다. 그 모습이 꼭 자기 영역을 확인하는 귀여운 맹수같습니다. 그리고 제인이는 삼촌 방에 들어가 인사를 합니다.


   ''촌이촌이, 제인이 왔어.''

   ''그래, 잘 왔네!''


   제인이는 거실에 멀뚱 멀뚱 서 있는 내 손을 잡아 끌며 안방으로 가잡니다. 안방은 처음부터 제인이 놀이터입니다. 침대에서 뛰고, 침대 위에 서면 합빠하고 키가 같아 풍선 배구도 자유롭습니다.


   침대 옆에 있는 책장에서 손쉽게 책을 꺼내 합빠에게 던져서 징검다리도 만들고, 합빠와 초록 이불을 뒤집어 쓰고 이불속으로 비춰 보이는 꽃 무늬를 보고 노란 꽃이 핀 초록 집이라며 즐거워합니다. 그리고 이불 위에 누워서 헬리콥터 놀이를 하자고 합니다.


   나는 이불 네 귀퉁이를 감싸 잡고 일어나 위 아래로 들고 내리면서 좌우로 돌리면 이불 속에서 고개를 내민 제인이가 즐거워 죽습니다. 또 하고 또 하자고 합니다. 


   ''제인아, 합빠 힘들어 쉬어야 해~!''

   ''괜찮아요. 합빠! 그냥 해요.''

   ''제인이는 괜찮아도 합빠는 안괜찮아... 그럼 헬리콥터 기름 넣고 하자.''

   ''좋아요, 내가 기름 넣어 줄 게요.''


   나는 슬그머니 안방을 나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소파에 길게 앉았습니다. 제인이가 헬리콥터에 기름을 다 넣었다면서 안방에서 나와 내게로 옵니다. 나는 내 손을 잡아 끌려는 제인이를 번쩍 안고 제인이 팔뚝에 입을 대고 푸~ 입김을 불었습니다. 뽀~오~옹! 제인이가 놀라서 발버둥을 치며 달아납니다.


   ''와~, 우리 제인이 팔뚝이 방귀를 다 뀌네~!''

   ''나도 해 볼테야.''


    제인이는 감을 잡았다는 듯 뒤돌아 환하게 웃으며 번개처럼 내 얼굴을 향해 돌진해 옵니다. 나는 기겁을 하고 소파에 등을 붙이고 피했지만 에고, 늦었다! 제인이는 내 어깨를 잡고 내 얼굴 가까이에서 푸~우! 입김을 품었는데 침이 절반입니다. 난감하게 얼굴을 닦고 있는데 제인이는 너무 너무 해맑게 웃으며 또 달려들 기세입니다. 나는 손사래를 치며 항복을 외쳤지만 제인이의 2차 공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제인아, 그만 그만해!

푸~우! 으~악, 제인이 침 파편이 내 얼굴에 가득 튀었습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더니 그 말이 딱입니다. 


   어쩔 줄을 몰라하는 합빠를 보며 제인이가 얼마나 즐겁고 환하게 웃는지 동영상이라도 찍어 두면 천사처럼 맑게 유쾌하고 통쾌하게 웃는 제인이 모습이 남아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강렬했지요. 


   개구장이 합빠보다 한 수 위인 제인이~ 앞으론 제인이에게 장난을 치기 전에 한번 더 생각을 해야지 다짐합니다.^^ 뜻대로 될까요? 글쎄요, 뜻대로 안되겠지만~! 그래도 해봐야지요.


(22.07.10 心心 김영동)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