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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목사의 소소한 이야기

나에게 외손녀 제인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요 은총이고 신비입니다. 이제 만 세살을 지난 제인이와 만나고 함께 노는 일상 생활의 소소한 것들을 글로 적어두면 제인이가 큰 다음에도 사진을 남기는 것보다 휠씬 제인이에게나 나에게 실감이 날 것 같아 섭니다.

이 글을 읽고 혹 나도 그래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 지체 없이 자녀와 손주와 함께 지내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직접 써 보시기를 바랍니다. 자녀와 자손에게 남기는 가장 멋진 유산이 될 겁니다.

소소한 이야기들 ㅡ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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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목사 댓글 0건 조회 47회 작성일 24-01-3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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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 엄마처럼 무서워 ㅡ


   지난 4월, 제인이와 경주에 갔을 때 양산 통도사에도 들렸습니다. 경주에 가게 된 건 4월 중순 벚꽃이 지고나면 불국사 정문 앞 완만한 언덕에 분홍색 겹 벚꽂이 무리져 피는데 제인이 엄마가 그게 보고 싶고, 양산 통도사에 간 건 부처님 사리가 모셔진 유명한 절이라는데 아직 못가 보아서고, 그 옆 동네가 문 대통령 사저라는데 퇴임 하기 전에 주변이 한가할 때 먼저 둘러보자고 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절 입구에 들어서니 험상 궂은 모습의 사대천왕이 눈을 부릅뜨고 사람들을 내려다 보는 문을 통과하게 되었는데 나는 제인이 눈높이를 높이려고 제인이를 안고 지나갔습니다.


   ''제인아, 거인들이 무섭지?''

   ''응, 엄마처럼 무서워!''


   의외의 대답에 할미와 나는 유쾌하게 웃었고, 민망해진 제인이 엄마가 간단한 설명을 합니다.


   ''제인이에게 무서운 사람 하나 있어야 감정의 균형도 생기고 생활의 중심이 잡혀요.''


   그럴듯해서 생각해 보니 옛날에는 무서운 역활은 아버지 몫이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아버지들이 딸 바보들이라 엄마가 무서운 역활도 맡게 되었나 봅니다. 제인이를 위해 퇴직하고 전적으로 살림과 육아를 하는 제인이 엄마의 지혜롭고 세심하고 당연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어렸을 땐 회초리 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하늘이 벌을 주고 하나님이 무섭다고 가르쳤는데 제인이 엄마는 어떻게 제인이에게 무섭게 하고 무슨 말로 가르칠까? 어깨 넘어로 유심히 관찰해 보았습니다.


    내가 어려서는 회초리를 든 아버지가 무서워 도망치고 무조건 피하려는 생각이 다였습니다. 그런데 제인이 엄마는 제인이와 단둘이 된 뒤에 제인이를 가슴에 안고 말로 잘 설명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약속을 합니다. 그러면 제인이는 무서운 엄마에게서 도망을 치려는 게 아니라 울면서도 엄마의 품으로 뛰어듭니다. 아하, 젊은이들의 육아법은 훈육을 하는 것도 단호 하지만 정감있게 하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자비하시고 사랑이 많은 하나님이지만 무섭고 난폭해 보이는 구약성서의 하나님 모습이 내 모습이라면 머리털까지 헤아리시는 섬세함과 일곱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시고 집 나간 아들을 하염없이 기다리시는 사랑 많은 신약성서의 하나님은 제인이 엄마 모습같아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


(22. 6. 28 心心 김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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