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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목사의 소소한 이야기

나에게 외손녀 제인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요 은총이고 신비입니다. 이제 만 세살을 지난 제인이와 만나고 함께 노는 일상 생활의 소소한 것들을 글로 적어두면 제인이가 큰 다음에도 사진을 남기는 것보다 휠씬 제인이에게나 나에게 실감이 날 것 같아 섭니다.

이 글을 읽고 혹 나도 그래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 지체 없이 자녀와 손주와 함께 지내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직접 써 보시기를 바랍니다. 자녀와 자손에게 남기는 가장 멋진 유산이 될 겁니다.

소소한 이야기들 ㅡ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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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목사 댓글 0건 조회 56회 작성일 24-01-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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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 진짜 웃겨 ㅡ


    친구 샛별이와 함께 교회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으로 옮겨간 주말 아침에 제인이가 할미 집에 못간다고 딱 잡아 땟답니다. 제인이 엄마가 어르고 달래도 자기가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들어서 안간다고 딱 잡아 땠다는군요. 


   나는 진공 청소기로 한 번, 물 걸레질 두번해서 집 청소도 깔끔하게 해 놨는데 허전한 마음에 서운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제인이가 처음 유치원 버스를 타야 하고, 어린이 집 친구 중에 먼저 유치원으로 간 친구도 있었지만 새로운 친구들과 환경에 적응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다음 날 제인이 엄마에게서 아내에게 카톡 문자가 왔습니다.


   ''제인이 진짜 웃겨, 어제 밤 11시에 갑자기 할미 합빠 집에 못가서 할미 합빠가 보고 싶다고 통곡을 함.''


    ''자려니까 억울(?) 했나? 합빠랑 놀았어야 했는데. 합빠도 제인이 보고 싶어 했지만 잘 잤어. ㅋ''


    ''주말에 쌈 채소 가지러 가려고 진짜 열심히 다 먹었는데, 이 녀석 안 간다고 난리 버거지를 피더니 잘 때는 울어. 진짜 웃겨.''


   제인이가 하루 잘 쉬더니 피곤이 확 풀렸나 봅니다. 보고 싶은 것도 건강해야 가능하고, 보고 싶다고 통곡하고 우는 것도 건강해야 가능합니다. 나도 혈기 왕성하게 젊어서는 눈물로 통곡하며 주님께 기도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눈물조차 마른 것은 나이들고 건강이 약해져서인가? 싶습니다.


   생각할수록 흐믓해 집니다. 이 나이에 누가 날 보고 싶다고 통곡을 하며 울겠습니까? 어린 외손녀 제인이가 할미 합빠 보고싶다고 통곡을 하며 울었다는 소식이 내 말년 인생에 아주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주님, 이 모든 것이 주님 덕입니다. 딸과 사위에게 자녀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을 주신 것, 정말 잘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활기차고 건강한 제인이를 보내 주시니 그 또한 감사합니다. 개구장이 합빠로 제인이 수준에서 제인이와 잘 놀게 하시는 주님, 얼마나 감사한지요. 감사, 감사, 감사합니다!


   주님, 생각 나시죠. 제가 30대 중반에 나이 많으신 어느 권사님 하관 예식을 인도할 때였지요. 초등학교 5학년이던 어린 손녀가 무덤이 조성되는 옆에 서서 얼마나 슬프고 애절하게 할머니를 부르며 우는지 마치 잘 부르는 노래 소리 같아 놀랐던 일이 생각 나시지요? 얼마나 할머니와 좋은 관계로 깊이 사랑했으면 저리도 아름답게 울 수 있을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주님, 제인이가 나 죽은 뒤에 할미와 합빠가 그리워 통곡하며 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살아 생전에 할미와 합빠가 보고 싶다고 통곡을 하며 울었다는 제인이의 소식은 그 어떤 노래보다 아름답게 들립니다. 주님, 고맙습니다. 살아 있을 때, 살아서 눈물도 흘리고 살아서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일이 정말 중요하군요. 그런 마음을 주시니 고맙습니다! ♡


(22. 6. 26 心心 김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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