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추모의 정

弔詩 - 윤동재(아동문학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23회 작성일 11-02-25 09:45

본문

그곳에서도 동화 쓰시면 꼭 보여주십시오

                                  - 權正生 선생님 영전에

 

                                                             윤동재

 

 

서울 어느 대학에서

아동문학을 가르치는 선생이

동화를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동화는 절대 읽지 말고

외국 동화나 열심히 읽으라고

가르친다는 말을 듣고

권정생 동화를 먼저 읽어보라고

그까짓 외국 동화 읽지 말고

선생이 시키는 대로 따라하지 말고

권정생 동화만 읽어 보면

길이 보일 거라고

당당하게 말해 준 적이 있습니다


서울 어느 대학에서

동화를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권정생 동화부터 착실히 읽으라고 했더니

그 대학에서 아동문학을 가르치는 선생이

누가 빨갱이 동화를

학생들에게 읽으라고 했느냐며

노발대발했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권정생 동화를 읽어보라고

권정생 동화만 읽어 보면

길이 열릴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해 준 적이 있습니다


권정생 동화는 일부러 만들어 쓴 게 아닙니다

이름을 내기 위해

원고료나 인세 몇 푼을 위해 쓴 게 아닙니다

체험보다 더 진실한 것은 없다’는 말이 있지만

권정생 동화는 지금 이곳의 진실을

직접 보고 듣고 겪은 대로

작품으로 바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권정생 동화를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고 부릅니다 

권정생 동화가 있어

한국아동문학에도 고전이 있다고

한국아동문학사가 있다고 말합니다


일흔 살 동안

이름 그대로 바른 삶만을 보여주신

권정생 선생님,

따뜻함이 있는 세상

넉넉함이 있는 세상

이해심이 있는 세상

자유 평등 평화 통일 세상

하느님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세상

몽실 언니 점득이 강아지똥 황소 아저씨 오소리와 함께 

우리 모두 손잡고 틀림없이 만들겠습니다

그곳에서도 동화 쓰시면 꼭 보여 주십시오

선생님이 새로 쓰시는 동화도 빠뜨리지 않고 읽겠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