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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목사의 생활신앙 이야기

2024년 대림절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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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목사 댓글 0건 조회 49회 작성일 24-01-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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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이 세상 이야기 (1) ㅡ


    그 세상 첫 성탄일엔 들판의 목자들이 구세주 나심을 확인하러 왔고, 동방에서 세 박사가 선물을 가지고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러 왔다고 합니다. 하여, 그 세상에서나 이 세상에서나 무덤덤하고 평범한 일상 생활에서 선물은 설렘으로 가득찬 기쁨으로 그 일상을 특별한 하루로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동방박사들이 가지고 왔다는 그 선물,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왕같은 제사장이요 속죄의 제물로 십자가에 달려 죽임을 당하신 예수님의 전 생애를 상징한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선물에 대한 생각 하나를 펼쳐 봅니다.


   선물은 영어로 present입니다. 이 말의 뜻은 1. 눈 앞에 있다는 뜻에서 있는, 현재, 오늘날의 뜻입니다. 


    2. 앞으로 내미는 것, 선물을 뜻합니다. 생일 선물, 성탄 선물은 gift가 아닌 present로 쓰죠. 


    3. '앞으로 내밀다'는 뜻에서 내 놓다, 증정하다. 제출하다, 소개하다, 상연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걸음 더 나가 보면 우리가 쉽게 쓰는 말인 프리젠테이션(presentation)도 present의 연장으로 어떤 제안을 공개하기 위해 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Present는 또 다른 선물이라는 말 Gift보다 격식을 갖춘 말로 쓰입니다. 선물 gift는 주다라는 give와 같은 어원의 말로  하늘이 준 것, 천부의 것이란 뜻에서 재능을 뜻하기도 합니다.


    눈을 들어 보면 선물은 지금여기에서 '현재'를 선물 받았다는 의미이군요. 그 선물로 받은 현재는 앞으로 펼쳐질 날의 삶과 고난과 기쁨이 시작되는 현장이 됩니다. 하여, 선물로 받은 현재는 모든 가능성이 열린 존재의 자리가 되고 새 창조의 일터가 됩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는 이걸 믿습니다. ~^^


   지난 토요일 나는 지인의 딸이 혼인하는 교회에 갔습니다. 거기에서 25년 전에 시무하던 교회에서 2년동안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그 시절 중학생을 만났습니다. 이제는 중년이 된 그 사람은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함께 였지요.


   ''목사님, 반가워요. 저 알아보시겠어요?''

   ''응, 영주, 정영주지.''

   ''어머, 금방 알아 보시네요.''


    영주는 아들에게 나를 가리키며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엄마가 중학교 2 학년 때 다니던 교회의 담임 목사님이셨어. 아주 멋진 목사님이셨지. 인사 드리렴.''

   ''안녕하세요!''

   ''그래, 그래! 넌 이름이 뭐니?''

   ''하준이요.''

   ''하준아, 나는 대머리가 멋있는 할아버지 목사님이란다. 그냥 대머리 목사님이 아니고 대머리가 멋있는 목사님, 하준아, 대머리가 멋있다는 말을 꼭 기억하렴.''

   ''예, ~^^''


   그때 그 교회에서 2년간 목회를 하고 서울 감리교 본부로 자리를 옮긴 후 10년후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영주를 한 두번 본 뒤로 17년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신기하게 이 나이에 불연듯 이름이 다 생각나고 아들까지 만나 소개를 받았으니 그냥 평범한 일상으로 스쳐 지나가는 게 아쉬워서 영주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영주야, 내가 하준이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싶은데 괜찮겠지?''

   ''예.''


   그리고 내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자 당황한 영주가 나를 말리는 겁니다.


   ''목사님,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야, 이건 내가 하준이에게 주는 기억하고 기도하겠다는 증표고 선물이야. 하준아, 이게 돈으로 보이지? 맞아 이게 분명히 돈인데 마음의 눈을 뜨고 보면 한가지가 더 보인단다. 이건 대머리가 멋있는 할아버지가 하준이를 만나 널 기억하고 앞으로 한동안 기도하겠다는 사랑의 표식이야. 잘 간직하고 네게 도움이 되는 유용한데 쓰렴. 만나서 반가웠다.''


    영주가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들 대여섯명이 유난스럽게 똘똘 뭉쳐 다니며 교회학교 중등부의 활력이 되었던 게 기억납니다. 처음 부임해서 낯이 선 담임 목사 방을 대여섯명이 복도에서 기웃거리며 궁금해 하고, 차마 담임목사 방에는 들어오지 못하다가 장로님들에게 쫓겨 가기도 하고, 마침내 우루르 내 방에 들어와 꺄르륵~ 대며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기독교 방송에 새로 오신 담임목사님을 환영하는 편지와 환영곡을 신청했으니 내게 꼭 듣으라 하기도 한 활기 넘치는 아이들이었죠. 

 

   뜻하지 않은 선물은 우리네 무덤덤한 일상을 뒤흔들어 놓는 충만하고 유쾌한 기억이 됩니다. 살고나서 뒤돌아 보면 그 기억이 새 삶의 이정표가 되었던 것도 알게 되지요.


   내 나이 벌써 70이 넘었습니다. 이 나이에 교회력으로 보면 기다리는 대림절로 시작된 2024년 첫 명절인 성탄절에 나는 무슨 선물을 받으면 행복할까? 아이같은 마음이 되어 며칠동안 깊이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세상에서는 이 땅에 오시는 하나님께 정성으로 선물을 하는 것이라면 이 세상에서는 오시는 하나님께서 베프시는 은혜로운 선물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나의 그런 간절한 마음에 어느 순간부터 가득 차 오르는 생각과 기쁨들이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마굿간 구유에 누이신 아기 예수님을 바라보기만 하지 말고, 그렇게 방관하는 구경꾼으로 남지 말고 그 너머 내 마음 깊이 들어가 보아야지 싶었습니다. 


    성탄 선물을 줘야 하고 분주하게 선물을 줄 생각만 하지 말고, 빨리 빨리 나눠주고 텅빈 손과 텅빈 마음으로 이 땅에 오시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베풀어 주시는 은혜로운 선물을 기대하고 사모하기로 했습니다.  


   마침내 이 땅에 오시는 하나님께서 두손 가득 가져 오신 선물은 바로 몸을 입으신 성자, 아기 예수님이셨습니다. 나도 예수님처럼 영, 혼, 육이 하나된 하나님을 닮은 셋이 하나된 서로인 한 몸을 가진 새 피조물이구나 깨닫아 지는 확신. 그 선물은 바라보기만 하는 장식용 예수가 아니라 내게 오시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먼저 선물로 주신 예수님을 내 몸 안에 모실 수 있음을 깨닫고 아기 예수와 함께 새롭게 예수살기를 시작하라는 새해였구나. 그러니 오호라, 다시 힘차게 시작하는 새로운 일상생활이 바로 그 선물이었구나.


   심장이 요동을 치며 강하게 느껴집니다. 지금여기에서 하나님의 임재가 느껴지는 존재 자체가 되는 것이 존재이신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성탄 선물이구나. 현재인 지금여기에서 차에 올라타고 가는 것처럼 오신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로구나. 아하,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는 이걸 믿습니다! 


   하여, 지금여기에서 하루 또 하루 서로 소통하고, 서로 공감하고, 서로 협력하며 이 하늘의 천사 합창대의 화음과 이 땅의 평화와 서로사랑을 하려는 사람살이의 합창 대원들의 화음이 신비롭게 가득한 새해를 살아가기로 다짐 또 다시 다짐합니다. 


    살기 만만치 않은 이 세상을 살고, 또 살아야 하는 나에게 이 때에 가장 좋은 선물을 주신 이미 오시는 하나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 ♡♡♡


(231224 심심 김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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