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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문학해설사 양성과정

엄마 까투리를 보며 나의 엄마를 돌아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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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태경 댓글 0건 조회 2,156회 작성일 11-12-3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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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방학 하는 날 콘텐츠 박물관에서 엄마 까투리를 상영했다.
그리고 나는 학부모도 되었다가 부모도 되는 안동시민이다. 아이들과 방학을 잘 보내 볼 요량으로  우리는 콘텐츠 박물관으로 향했다.
반짝이는 푸른 자막 위로
 까투리 이야기 써 보았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어떻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충분하다고 봅니다. 좋은 그림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2005.3.5 권정생 드림.
선생님이 출판사로 원고를 보내며 쓴 편지이다.
정겨운 필체에 그의 얼굴이 보인다. 부서지는 파란 화면위로
조탑리 전탑이 보이며 큰 까투리 한마리가 날개짓을 하며 날아든다. 
올 늦여름. 해설사 교육으로 들렀을때 메밀꽃이 만발하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고동색 줄이 쳐진 꿩 병아리들이 자벌레를 먹는다. 막둥이는 내가 벌레를 꽉 물면 벌레가 아플가봐 먹지 않는다. 
하느님의 눈물에서 아기 토기가 떠 오른다.
아홉마리의 꿩병아리와 어미 까투리 한마리가 등장한다 .
 한 고개 넘으면 호랑이 /두고개 넘으면 다람쥐/세고개 넘으면 살쾡이/ 네고개 넘으면 너구리/하늘에 먹구름/그곁에 아기구름 /졸졸졸 시냇물 / 한발 두발 조심 조심/함께 건자/ 숲언덕엔 누가 사나 /오소리 잠자리/ 거미 개미 올빼미 방울새
경쾌한 노랫말이 이 엄마의 마음도 설레게 한다.
동회책에서와 느낌은 거의 비슷하다.
동화에서는 까투리의 모습이 간결 하게 힘 있게  표현 되었고 색감의 변화가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애니메이션에는 따라 부르게 되는 음악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드디어 산 불이 나고 어미까투리는 몆 번이고 뜨거운 불길을 피해 날아 올랐다가 다시 내려앉는다.
삐이삐이 거리며 아직 날지 못 하는 새끼들은 뜨거운 불길 속에 갇힌다. 
도망 가 버릴 수있는, 날아가 버릴 수 있는  본능에서 엄마 까투리는 모성으로 남아있는 새끼들으 보듬어 안는다.
그 대목에서 엄마까투리의 눈이 한참 클로즈업 된다. 찡하다
결국 엄마는 결심하는 것이다.
새끼들만은 살려 내겠다고 그리고 몸을 크게 웅크려 새끼들을 날개 죽지 속에 덮는다. 정말 가슴 뭉클한 장면이다.
날 짐승의 눈에서 그런 결의를 내 아이들은 느끼고 있나 궁금 했지만 끝 날때까지 애니메이션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언덕도 들도 잠잔다/ 까만 이불 덮고 잠잔다/ 자장자장 우리애개/ 어서 자거라~/ 우리 애기들 이리 오렴 엄마가 있는데 뭐거 무섭니? 
불 구덩이 속에서 엄마 까투리는 자장가를 부른다.
하나의 마법이라고나 할까 .
드디어 산불이 꺼지고  살아있네, 휴 다행이다.  정말 살아있다. 안도의 말이 흘러 나온다.
새끼들은 해가 뜨면 어미의 날개죽지에서 나와 산 기슭을 돌아 다니며 먹이를 주워먹고, 몰려 다니며 하루 이틀 그리고 한 달  두달 자란다. 
그러다 밤이면 잿더미가 되어진 어미의 날개 죽지로 모여 든다. 
온 몸이  바스라질때까지 어미이고 싶어 한 까투리.
어느 눈 내린 아침. 다 큰 새끼들은 엄마를 찾아 온다. 장끼도 있고 까투리도 있다. 그리고 엄마를 불러보다 찬 바람을 가르며 겨울산 너머로 큰 날개짓 하며 날아간다. 끝이다.  
권 정생 선생님의 무명 저고리와 엄마 에서는 자식이 먼저 가 버리고 남은 엄마의 심정을 .
엄마 까투리에서는 먼저 가 버린 엄마를 그린다. 
집으로 돌아 오면서 느낀점을 말 해 보기로 하였다. 의외로 실망스런 대답이 흘러 나왔다. 중학생 왈 내가 이걸 봐야 하나 초딩왈  엄마 까투리가 새끼들을 입으로 물고 옮겨 줄 수도 있지 않았느냐, 아빠 장끼는 어디 갔어   뭣이라,  
엄마를 초인으로 여기는 그 대답에 어안이 벙벙, 아빠의 부재를 나는 못 느끼고 봤는데 ..... 그리고 큰 아이 말에 의아심이 들었다 .어미의 사랑이 정말 감동적이지 않느냐라는 말에 별 반응이 없다.
그렇다. 아이들은 아직 엄마의 사랑을 뼈저리게 느껴 보지 못한 것이다. 아버지의 든든한 울타리와 엄마가 주는 가정의 온기와 따신 밥 한그릇이 얼마나 행복한 것임을 모를 수 밖에 없다. 
 자라면서 사회에 나가 힘든 일에 부딪히면서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엄마의 자리가 얼마나 크며 엄마의 부재가 어떤 서러움인지 나 처럼 늙어가면서 알게 될테지 .아직 효도의 깊은 의미도 모르는 나이려니 하며 위로 했다.  
권 정생 작품중에 쌀도둑 연이의 오월에서 어머니의 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빼떼기에서  불꺼진 아궁이에  들어 갔다가 털도  타 버리고 다리도 오그라진  빼떼기를 순진이 엄마가 가슴 팍에 넣어가며 바가지에 담아 이불 속에 넣어 두는 장면도 감동적이다.
그런 어미의 사랑을 아이들도 자라면서 서서히 느끼게 되리라.
남자 보다는 여자,무기력한 아버지 보다는 꿋꿋한 엄마,따뜻한 마은을 가진 권정생의 작품 속 인물들을 더 올리며 여러 날들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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