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문학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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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10회 권정생문학상 심사평

관리자 0 35 05.22 09:50

 

 2019년 제10회 권정생 문학상 심사평

                                                                     <김중미김은영.원종찬>

 

올해 제10회부터는 권정생 창작기금권정생 문학상으로 이름을 바꾸고 상금도 올려서 시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와 크게 다른 것은 아니지만, 심사의 객관성과 수상작의 권위를 좀 더 높이자는 취지에서 내려진 이사진의 결정이라고 한다. 먼저 심사위원들은 권정생 문학상의 이름에 어울리는 문제의식을 필요조건으로 하고 오늘날의 아동·청소년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면서 폭넓게 소통할 수 있는 작품성을 충분조건으로 하는 심사기준에 합의했다. 올해의 후보작은 동시집 7, 동화 6, 청소년소설 6권이었다. 이 가운데 청소년소설 1권은 첫 출간년도가 대상을 벗어난 것이어서 규칙상 제외되었고, 심사기준을 두루 충족했다고 판단되는 것으로 부문별 2권씩 뽑아서 논의를 이어나갔다.

동시 부문에서는 서정홍의맛있는 잔소리와 김응의둘이라서 좋아로 압축되었다.맛있는 잔소리는 가난한 농촌 사람들의 삶에서 생명과 평화 의식을 엿보게 하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꿋꿋하게 자신의 시세계를 지켜온 시정신도 본받을 만한 것으로 높이 평가되었다. 둘이라서 좋아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여윈 두 자매가 이웃과 함께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깊은 울림을 전한다. 희망을 잃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어린이 상을 담아낸 점은 권정생 선생의 작품 세계와도 닿아 있다. 다만 맛있는 잔소리는 어린이가 주체가 아닌 어른이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이었고, 둘이라서 좋아는 요즘 도시 어린이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과거 추억의 시공간이라는 거리감이 아쉬운 점으로 거론되었다.

동화 부문에서는 이현의 일곱 개의 화살과 이경화의 담임선생님은 AI가 관심을 끌었다. 일곱 개의 화살은 우리 서사 무가와 민담에서 가져온 화소들을 활용해 소년소녀의 성장을 다루고 있어 흥미로웠다. 그런데 복잡한 신화적 요소들과 평면적 인물들이 잘 조화를 이루지 못해 뒤로 가면서 다소 혼란스럽고 재미가 반감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담임선생님은 AI는 인공지능시대에 맞춤한 소재에다 아이들의 심리가 잘 버무려진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급작스레 마주친 인공지능시대의 문제에 관한 어린이 독자의 논의를 끌어내기에 좋은 작품인데, 등장인물의 변화 과정이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는 청소년 부문이 강세라고 입을 모았다. 그 가운데 표명희의 어느 날 난민과 이은용의 맹준열 외 8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어느 날 난민은 인천 공항 근처의 난민 센터를 배경으로 정치적·종교적·인종적·성적 차별로 인해 이 세상 어디에서도 발붙이지 못하는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국가를 달리하는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독자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낼 뿐 아니라 난민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대의식이다. 열리지 않는 현실의 장벽 앞에서 때론 무너지기도 하지만, 끔찍스런 기억과 상처를 보듬는 따뜻한 인간애가 끝내 내일을 기약케 한다. 맹준열 외 8은 유머와 활기가 있다. 가족여행을 떠나는 대가족의 이야기가 유쾌하고 재미있게 펼쳐진다. 평범한 가족의 좌충우돌 여행기에 웃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또래의식이 강해지면서 기피하고픈 가족여행을 받아들이는 청소년의 심리와 행동도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여섯 작품 중 심사위원들이 올해의 권정생 문학상으로 뽑은 작품은 어느 날 난민이다. 2018의 제주도 예맨 난민 사태는, 이주민 200만 시대에 연간 1만 여명의 난민 신청이 접수되는 나라에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난민 문제와 무관하다고 생각해왔던 한국 사회에 충격을 가져왔다. 제주도 예맨 난민 사태를 계기로 여성·청년·청소년들의 난민 혐오가 드러나기도 했다. 그 혐오의 바탕에는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곤경에 처한 인간에 대한 공감 부족, 편견과 차별이 뒤섞여있다. 어느 날 난민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된 난민 문제를 추상적 정보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게 해주는 시의적절한 작품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권정생 선생은 전쟁과 난민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쓴 작가이기도 하다. 선생이 살아 계시다면 누구보다도 난민 문제에 아파하고 많은 관심을 기울였을 것이다. 어느 날 난민은 작품 자체도 좋지만 권정생 선생의 정신과 맞닿아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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